양방향을 가장한 일방향적 소통
현대는 물리적 여유와 정신적 여유가 반비례하는 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물질적으로는 더할 나위없이 풍요로우나 정신적으로는 결핍되어 있는 사람들이 허다하기 때문이죠. 이들은 밖에서는 투입보다 많은 산출을 요구받고, 편히 쉬어야 할 여가 시간에는 SNS를 타고 쏟아지는 정보에 방해를 받습니다. 삶에도, 뇌의 용량에도 여유가 없으니 자신에게 쏟아지는 정보들을 '옳은 것'과 '그른 것'으로만 구분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생산적일 수 있었던 모든 논의가 빛을 잃고 맙니다. 실제로 세상을 이루는 모든 사건들은 전적으로 옳거나, 전적으로 그르지 않음에도 말입니다.
이런 시대에서 소통이 양방향적이라 믿는 것은 허황된 기대처럼 보입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며 살고 있으니까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저조차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이 현대 사회가 유독 흑백논리에 많이 잠식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럼에도 타인의 언어 자체에 최대한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믿고 있고요. 이러한 태도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의 해상도를 높이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본문에는 '소통'을 주제로 쓴 글을 첨부했다고 했으나, 이것들은 실은 일방향적 소통 내지는 단일적 시각의 기묘함을 담아내려 노력한 글에 가깝습니다. 글의 분위기가 모두 제각각이기에 읽으시는 동안 지루하시지는 않을 듯합니다. 급하게 쓰느라 본문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 익명을 내걸었으나, 무슨 계기였든 이 사이트에 들어오신 분들에게도 익명으로 남는 건 소통을 주제로 삼은 글을 쓴 사람의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이름을 내겁니다. 모쪼록 잘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포스트잇을 쓰기 귀찮으시다면 사이트 내 방명록 메뉴를 이용해주셔도 무방합니다. 방명록 내용은 저에게만 보이니 욕만 제외하고(...^^) 많은 코멘트 남겨주세요. 비판적인 코멘트도 좋습니다. 오히려 비판적인 코멘트를 받게 된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일 듯 합니다.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고재은